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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Part1 : Everything 에브리씽
정면으로 마주한 나의 모든 것
삶을 살아가며 한 나의 수많은 선택들, 그로 인해 주어진 모든 것들, 내가 선택하지 않은 것들 그래서 내가 얻지 못한 모든 것들이 영화에서 말하는 Everything(에브리씽)이다. 가족, 직업, 친구, 돈, 문제, 행복은 모두 에브리씽에 해당된다. 이 영화에서는 개인이 행한 한 가지 선택마다 멀티버스가 생겨난다. 선택으로 인한 좌절이 성공의 씨앗이 되어 각기 다른 성취를 이룬 우주 속의 내가 존재한다. 그런데 그중 영화의 주인공이 된 에블린의 우주는 에블린이 수많은 실패와 좌절을 겪어 가장 별 볼일 없어 보이는 삶을 살고 있는 차원이다. 그러나 에블린의 남편 웨이먼드는 말한다. 오히려 수많은 실패와 좌절 속에서 이룬 것이 없기 때문에 다른 차원으로의 점프가 더 수월하다고 말이다. 오히려 모든 것을 이룰 수 있는 상태라며 에블린에게 용기를 준다. 결국 웨이먼드의 말처럼 에블린은 수많은 차원을 점프하는 것에 성공하게 되었다. 그러나 슈퍼 스타 배우가 된 에블린, 요리사 에블린, 쿵후를 잘하는 에블린 등 화려한 삶을 살고 있더라도 모든 것이 만족스럽지는 않았다. 모든 것을 경험하게 될수록 모든 것이 부질없게 느껴지는 모순이 생겨났다.
Part2 : Everywhere 에브리웨어
조부 투바키가 된 딸 조이
멀티버스 중 한 차원에서 에블린은 똑똑하고 유능했다. 다른 차원으로 이동할 수 있다는 비밀을 밝혀냈고 몇몇 요원들을 뽑아 차원 점프를 훈련시켰다. 그중 뛰어났던 훈련요원은 조이였다. 조이에게 막대한 량의 훈련을 강행했고 조이는 정신분열이 일어나 조부 투 바키가 되었다. 통제가 불가능한 상황 속에서 수많은 차원의 우주를 경험한 조이는 도덕성을 상실한다. 모든 것을 갖게 되고 경험하게 된 조부 투바키는 삶을 사는 것이 부질없다는 허무주의에 빠지게 된다. 그래서 자신과 같이 모든 것을 경험한 후 삶이 부질없다는 같은 느낌을 공유할 사람을 찾아 멀티버스를 떠돌게 된다. 조부 투바키는 스스로의 존재를 없애버리기 위해 거대한 베이글을 하나 만든다. 영화 속 베이글은 중요한 것처럼 보이지만 알고 나면 무의미한 모든 것들이다. 스스로를 파괴하고 자신과 같이 모든 것을 경험한 에블린과 함께 베이글 속으로 들어가 삶을 마감하고 싶어 한다. 베이글 속에 들어가면 비로소 존재하지 않는 상태가 될 수 있을까 기대하면서 말이다. 한 차원의 내가 죽어도 다른 차원에는 여전히 나의 사소한 선택으로 인해 만들어진 또 다른 우주 속의 내가 살고 있다. 조이는 어쩌면 그런 모든 것들이 다 재미없고 시시하게 느껴졌을 것이다.
Part3 : All at once 올 앳 원스
그럼에도 사랑하자
때로는 사소한 한 가지 선택이 인생 전체를 바꿔버리기도 한다. 모든 작은 결정이 다른 결정에 이어 다른 우주를 만들고 또 만든다. 다른 차원의 우주로 이동할 수 있다면 가장 많은 성취를 이룬 우주에서 살 것인가? 아니면 있는 그대로의 나를 받아들이고 태어난 우주에서 살텐가. 가장 볼품없는 에블린이 영화 속 주인공이다. 그저 세탁하고 세금을 내며 반복되는 일상을 살아간다. 딸 조이(조부 투바키)는 레즈비언이고 문신을 해서 엄마의 속을 썩인다. 딸에게는 계속 잔소리를 하게 되고 에블린의 아버지는 너무 까다롭다. 그러나 에블린은 모든 내가 동시에 여러 차원에 존재하는 것을 알면서도 이 모든 불편한 상황이 존재하는 우주에서 사는 것을 선택한다. 결국 이 우주의 에블린이 사랑하는 것은 문신을 하고 레즈비언인 자신의 딸 조이, 세탁소를 운영하며 소심한 남편 웨이먼드, 휠체어를 탄 까다로운 아버지이기 때문이다. 사랑하는 사람을 두고 더 능력이 있는 딸과 남편이 존재하는 곳으로 갈 수 없다. 삶이 버겁더라도 사랑하는 사람이 곁에 있는 우주에 살고 싶은 것이다. 결국 이 영화의 독특한 연출과 광기가 섞여 있는 상상력 속에 담겨 있는 메시지는 너무나 다정하다. 한번 더 사랑한다고 말하고 주변 사람들에게 친절하라는 것이다. 인생에서 사람들이 성취하려고 매달리는 모든 것들은 실은 부질없을 수 있다. 많은 것들을 이룰수록 허무한 감정이 차 오르는 건 자연스러운 일이다. 그러나 그럼에도 우리가 삶을 행복하게 살아가게 만들어 주는 것은 사소한 것들이다. 주변 사람들과 시시콜콜한 장난을 치는 것, 농담을 던지고 서로 잔소리를 하다가도 피식 웃는 상황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서로 속을 썩이고 마음에 안 드는 구석이 있더라도 내 편이라는 확실을 주는 가족을 버리고 다른 우주로 갈 수 없었던 에블린이 이해가 된다. 한 순간이라도 더 사랑하고 표현하며 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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